오늘도 밀라노의 최신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아침에 카페에 앉아 Corriere della Sera 신문을 펼쳐 보니, 여러 주제 중에서도 유독 제 눈길을 끈 건 바로 “집값” 이야기였습니다. 저 역시 밀라노에서 월세로 살고 있는데, 월세를 내면서도 ‘이 돈이 그냥 사라지는구나,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네~’ 하는 아쉬움이 늘 따라옵니다. 그렇다고 집을 사자니, 마음에 드는 집은 감히 엄두도 못 낼 가격이라 망연자실할 때가 많습니다. 월세로 살고 계시는 분들은 모두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기사가 더욱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p.s. 이 글은 Corriere della Sera (2025년 9월 15일자) 「Caro casa in tutta Europa. Nel Modello Milano serve più privato sociale」 기사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불거진 ‘주거 위기’
Corriere della Sera 신문 기사에 따르면, 요즘 유럽 전역이 집값과 임대료 폭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전세난·집값 상승 이야기가 늘 뉴스에 나오듯이, 이탈리아도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밀라노 같은 대도시는 임대료가 계속 올라가면서, 현지 이탈리아인 학생이나 젊은 직장인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유학생들이나 밀라노에 살고 있는 교민들에게도 그대로 연결됩니다. 서로 만났을 때 심심치 않게 나오는 주제가 월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좀 괜찮은 주인과 월세의 집의 경우 졸업하는 유학생이 다음 유학생을 연결해 주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밀라노 모델”의 고민
기사는 특히 ‘Modello Milano(밀라노 모델)’을 언급합니다.
밀라노는 유럽에서 비교적 주택 정책과 도시 개발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심각하다고 합니다.
에리카 타이나지(Erica Tinagli) 유럽의회 의원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집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본적인 필요다.
- 공공주택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 따라서 민간 부문도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즉, “사회적 민간(Privato sociale)”이라는 개념을 더 많이 도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밀라노 모델”, 한국의 뉴타운과 공공임대 정책과 비교해 보기
그렇다면 신문에서 말하는 “밀라노 모델”은 한국의 부동산 정책 및 상황과 어떻게 다를까요?
쉽게 말해, 밀라노 모델은 도시 재생 + 공공·민간 협력 + 사회적 주거 확충을 함께 묶어 놓은 개념입니다.
- 한국의 경우 서울 뉴타운 재개발을 떠올리면 비슷합니다.
오래된 지역을 허물고 고층 아파트 단지나 상업시설로 새로 짓는 점에서 도시 재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서울은 대체로 민간 개발사 주도, 분양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원주민 이주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했습니다. - 반면 밀라노는 재개발 과정에서 민간 기업이 이익을 가져가는 대신 일정 비율을 사회주택(social housing)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려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를 개발할 수는 있지만, 그중 일부는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남겨라”라는 식입니다. - 한국의 공공임대 정책과도 닮은 점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 LH나 SH 같은 공공기관이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라면, 밀라노는 “공공 + 민간의 협력”을 더 강조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서울의 뉴타운은 민간 개발 중심, 한국의 공공임대는 국가 주도 공급,
밀라노 모델은 이 둘의 중간 지점에서 “공공과 민간이 함께 책임지는 주거 정책”을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밀라노 시청에서 열린 토론회
밀라노 시청, Sala Alessi라는 곳에서 이 주제를 놓고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는 Ferruccio de Bortoli(이탈리아 저명 언론인)와 유럽집행위원 Raffaele Fitto도 참석해서 집값 문제와 정책 대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하네요.
한국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탈리아 이야기를 들으면 한국 상황과도 겹쳐 보입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집값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는 이제 너무 익숙하죠. 유럽의 중심 도시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걸 보니, 주거 문제는 전 세계적인 과제가 된 것 같습니다.
밀라노의 고민은 단순히 “더 많은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가 아니라, 공공·민간이 함께 어떻게 ‘사람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을까에 맞춰져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 한국에서도 이런 관점이 더 강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주거 문제와 이탈리아의 상황을 비교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댓글로 함께 나눠 주시면 좋겠습니다.
